빼빼로데이 이벤트 원장님의 속마음
11월 11일...
나는 절대 회사들 상술에 속지 않으리~!!!
수백 번 되뇌었던 그 말...
우리 직장은 병원 특성상 상당한 여초직장입니다.
그리고 한 미모 하시는 분들이 가득가득~^^
이런 여초직장은
화이트데이와 빼빼로데이가 다가오면 상당한 눈치 경쟁이 일어납니다.
누가누가 더 많은 사탕이나 빼빼로를 받는지,
그리고 이런 기념일 전날엔 꼭 이런 말을 합니다.
“이런 건 모두 회사 상술이야.!!
난 절대 상술에 넘어가는 속물이 되지 않을 거야.!!”
혹시나 빼빼로를 못 받을까 봐 미리 보험을 들어주는 말인데,
D-day가 되면 또 상황은 달라집니다.
올해는 쫌 특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통 한 명이 멋진 선물을 받으면 최고의 위너가 되는 개인전이었다면
이번 빼빼로데이는
어느 부서가 멋진 선물을 받았는지 결정하는 팀전이 되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빼빼로데이 하루 전날
개인별 선물 자랑으로 팀워크가 분리되는 것을 우려해
관리직을 제외한 직원들을
코디, 간호, 남직원 이렇게 3부류로 나눠서
팀별로 가장 멋진 빼빼로를 가지고 출근하는 팀에게
팀별 회식을 쏜다는 공략을 걸었습니다.
드디어 11월 11일
출근한 직후라서 아직 썸남썸녀들에게 받은 것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출근과 동시에 각자 받은 선물을 들고 왔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어느 부서에서 받은 선물이 가장 멋지신가요?
첫 번째 부서는 간호팀입니다.
팀전 관계로 개인별로 누가 뭘 받았는지는 비공개.^^
간호팀이 받은 선물의 특징은
물 건너온 수입 과자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 출품작은...
코디 팀으로 양보단 질로 승부를 했네요.
생각보다 수량이 적어서
가격표를 보이며 명품이라는 것을 강력 어필 하는 중.
마지막 세 번째는 남직원입니다.
딸랑 슈퍼에서 파는 흔한 빼빼로 2개.ㅠㅠ
이거... 선물을 진짜 받은 게 맞는지
아니면 슈퍼에서 서로서로 품앗이를 한 건지는 몰라도
그냥 눈물만..ㅠ
3개 팀에서 받은 과자를 한곳에모으니 제법 양이 많네요.^^
원장님께서는 특정 1팀에 회식비를 주는 것보다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하나 된 모습이 훈훈해서 모두에게 회식비를 제공했다~~
이런 아름다운 마무리로 이번 경쟁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충격적인 결말이..
직원 누구도 자기 선물 받을 것만 생각했지
세분이나 되는 원장님들 선물 챙겨온 사람이 없었습니다.ㅠ
사실 팀워크를 조성한다는 것은 핑계이고
회식비가 걸린 팀전을 공표하면
뇌물과 비슷하게 팀원들이 합심하여 멋진 선물을 가져올꺼란 생각에
이벤트를 개최했던 것입니다.
작년 빼빼로데이 때 종로 원장님들이
직원들에게 선물 받은 것을 자랑해서
올해는 꼭 종로 원장님께 복수하고자
세 분의 원장님께서 짜낸 아이디어였는데.....
이 글을 쓰기 직전,
하필 이럴 때
종로 원장님께서 직원에게 받은 과자 자랑하는 메시지가 온 거 같습니다.TT